때늦은 삼성 '기어 VR' 입문 후기

VR 가상현실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을 주춤거리게 만드는 가장 큰 걸림돌은 뭘까요? 역시 ‘가격’ 입니다. 대표적인 “오큘러스 리프트”가 600달러, 밸브와 HTC의 합작품 ”HTC Vive”는 799달러로 대략 한화 97만입니다.


게다가 이번 GDC 2016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도 본체만 한화 40만원으로 얼핏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해 보이지만, 주변기기 장사에 탁월한 일본제품답게, 별도로 “플레이스테이션 카메라”와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구입해야 완전한 가상현실 놀이를 허락해줄 거란 낌새가 느껴집니다. 입문 비용치곤 일반인에게 너무 비싼 것이죠. 때문에 이 최첨단 장난감에 호기심은 있어도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린 사람이 많았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VR에 입문하기 위해 정말 이렇게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는 걸까요. 물론 다른 저렴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중에서 가상현실 열풍의 선도자인 오큘러스와 삼성의 공동 개발로 탄생한 “기어 VR”은 현재 국내가 13만원으로, 가상현실 HMD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치곤 매우 저렴한 편이죠. (출시일 2015년 11월)



기어VR 체험후기

기어 VR 정면



저렴한 비용으로 입문할 수 있는 ‘기어VR’ 하지만..

기어VR은 ‘스마트폰’을 삽입해 사용하는 독특하면서도 대담한 설계가 특징입니다. 관련 앱을 화면의 안내대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스마트폰을 고글에 끼워 머리에 장착하면, VR콘텐츠를 바로 즐길 수 있는 편리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기기 자체만 보면 가격이 저렴한 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최신 갤럭시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입니다. 모든 스마트폰을 지원하지 않고 오직 삼성의 그것도 최신 갤럭시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구체적으로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갤럭시S7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만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죠.



기어VR 고글 덮개를 분리

▲고글 덮개를 분리한 후..



스마트폰을 삽입한 기어VR

▲ 스마트폰을 삽입하는 것으로 준비 완료



기어VR 본체 상단에 다이얼은 초점 조절

▲시력이 낮은 사람은 본체 상단의 다이얼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터치패드와 뒤로 버튼

▲ 본체 오른쪽에 있는 터치 패드와 ‘뒤로’ 버튼으로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지만, 게임에 따라서는 안드로이드 전용 블루투스 게임 패드가 필수적입니다.



조그만 스마트폰 액정으로 VR 화면을 보면 위화감이 없을까?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스마트폰은 갤럭시S6 제품으로, 해상도는 1440x2560입니다. 기어VR은 스마트폰을 옆으로 눕힌 다음 화면을 2분할하여 사용자에게 입체화면을 뿌려줍니다. 그 결과 우리가 눈으로 보는 해상도는 2560픽셀의 절반인 1280x1440 픽셀이 됩니다. 실제로 그래픽의 거칠어짐이 눈에 띄기 때문에, 가상현실 세계의 풍경이 예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시야각은 96도로, ‘오큘러스 리프트 DK2’의 110도에 비해 다소 부족하며, 최첨단의 전용 VR기기에 대적할 정도의 사양도 아닙니다. 또한 스마트폰 발열 때문에 콘텐츠가 도중에 중단되는 것도 거슬립니다.


기어 VR 콘텐츠 체험


그럼 결론적으로 기어 VR은 별로라는 말인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체험용 어플 속에서 벼랑 끝을 지날 때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거대한 초식 공룡이 다가오면 저절로 몸이 물러나는 등, 적어도 저는 충분하게 가상현실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끝 체험1

절벽 낭떠러지 위를 지날 때 오금이 저림

▲ 시선 이동으로 퍼즐을 맞춘 다음 진행하는 게임: 세상의 끝 (LAND'S END). 절벽 위를 건널 때 아래를 보면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쥬라기월드 아파토사우르스 기어VR

▲“쥬라기월드 아파토사우르스”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세계를 체험하는 앱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거대한 초식 공룡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쿨쿨 자고 있지만, 잠시 후 플레이어의 존재를 눈치채고 몸을 일으켜 다가옵니다. 그 거대한 박력에 압도되면서도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밀크VR 기능도 있다

▲ 참고로 360도 화면 영상을 전달/시청할 수 있는 "Milk VR"라는 앱도 있습니다.



가상현실 입문자에게 추천

제품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며, 무게는 약 318g에 불과합니다. 스마트폰 내장배터리를 이용해 구동하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에는 적합하지 않고 충전 중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고사양PC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추가적인 케이블 연결이 필요 없는 편리함과 더불어, VR 대응 HMD 중에서 염가라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GEAR VR 정품 박스 포장


  • Manus VR 장갑과 개발자킷을 2016년 3분기 출시

  • 물론 현재 공식 대응 기종이 최신 삼성 스마트폰이라는 조건이 붙지만, 이런 저렴한 가격이 주목을 받아 최근 열린 GDC 2016 게임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Gear VR용 마인크래프트’가 출전되는 등 유명 프로그램의 참여도 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갤놋5, 갤럭시S6, 갤럭시S7의 최신 기종 스마트폰을 보유 중인 사람이라면 입문용으로 ‘기어 VR’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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